메모하는 습관이 기억을 돕는 이유: 하루 10분 기록법
중요한 걸 분명히 들었는데 막상 필요할 때 떠오르지 않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. 이런 순간이 반복되면 기억력 자체를 탓하기 쉽다. 그런데 기억은 머릿속에만 담아두려 할수록 새어나가는 경향이 있다.
메모는 기억을 대신하는 도구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는 기억을 돕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. 무엇을 적느냐보다 적는 행위 자체가 뇌에 남기는 흔적이 있기 때문이다. 오늘은 메모와 기억의 관계를 담백하게 살펴본다.
왜 적으면 더 잘 기억될까
인지심리학에서는 정보를 손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부호화(encoding)라고 부른다. 들은 내용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언어로 바꾸는 과정에서 뇌가 정보를 한 번 더 처리하게 된다. 이 과정이 기억의 정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어 있다.
노트 필기를 다룬 연구들에서는 키보드로 그대로 받아 적기보다, 요점을 골라 손으로 정리한 쪽이 이해와 회상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이는 경향이 관찰되었다. 핵심은 필기 도구가 아니라 '요약하며 옮기는' 과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.
기억의 짐을 덜어내는 원리
사람이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의 양에는 한계가 있다. 머릿속에 여러 할 일과 아이디어를 동시에 붙잡고 있으면, 그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데 주의가 분산된다. 정작 지금 하려는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.
메모는 이 짐을 밖으로 옮겨두는 역할을 한다. '적어뒀으니 잊어도 된다'는 상태가 만들어지면, 뇌는 붙잡아두는 데 쓰던 여유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. 기억을 비우는 것이 오히려 생각을 도울 수 있는 셈이다.
하루 10분 메모를 시작하는 법
거창한 시스템은 필요하지 않다. 손이 닿는 곳에 노트나 메모 앱 하나를 정해두고, 떠오르는 것을 그때그때 짧게 남기는 것으로 충분하다. 완성된 문장일 필요도 없다.
하루 한 번, 10분 정도 그날의 메모를 다시 훑어보는 시간을 두면 흐름이 이어진다. 이때 필요 없는 것은 지우고, 이어갈 것만 남긴다. 적는 습관과 다시 보는 습관이 함께 갈 때 메모가 기억을 돕는 방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.
핀룩 해석
메모는 기억을 대신하려는 도구가 아니라, 기억이 편하게 일하도록 자리를 내어주는 장치에 가깝다.
핀점
붙잡으려 애쓰는 것과 적어두고 놓아주는 것 중, 무엇이 더 오래 남을까.
핀룩 노트
메모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특별히 기억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, 기억에 기대지 않는 방식을 택한 경우가 많아 보인다.
오늘의 10분
지금 머릿속을 맴도는 것 세 가지를 아무 곳에나 적어보자. 적고 난 뒤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지 관찰해본다.
핀룩 인사이트
기억하려 애쓰기 전에, 먼저 밖에 내려놓아 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.
마무리
메모는 기억력이 좋은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. 오히려 잊어도 괜찮은 구조를 만들어두는 습관에 가깝다. 오늘 떠오른 것 하나를 짧게 남겨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.
오늘의 질문
당신은 지금 무엇을 잊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가.
자주 묻는 질문
Q. 손글씨와 디지털 메모 중 어느 쪽이 기억에 더 좋나요?
요점을 골라 자기 언어로 옮긴다면 도구 자체보다 그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관찰이 있다. 각자 손에 잘 맞는 방식을 택하는 편이 지속에 도움이 될 수 있다.
Q. 메모를 자꾸 다시 안 보게 되는데 어떻게 하나요?
하루 한 번 정해진 시간에 훑어보는 습관을 함께 두면 이어가기 쉬운 편이다. 다시 보지 않을 메모는 부담이 되기 쉽다.
Q. 뭐든 다 적어야 할까요?
모두 적기보다 요점을 골라 남기는 편이 정리와 기억 양쪽에 도움이 될 수 있다.
참고문헌
Mueller, P. A., & Oppenheimer, D. M. (2014). The Pen Is Mightier Than the Keyboard. Psychological Science.
Baddeley, A. (1992). Working Memory. Science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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