듣고 있었는데 왜 기억이 안 날까
듣기에 관한 오래된 관찰
"대부분의 사람은 이해하려고 듣지 않는다. 대답하려고 듣는다."
— 스티븐 코비(Stephen R. Covey), 『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』
분명히 상대의 말을 듣고 있었는데, 돌아서면 무슨 이야기였는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. 고개를 끄덕이고 맞장구도 쳤는데 남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.
이것을 기억력 탓으로 여기기 쉽지만, 사실은 귀는 열려 있어도 주의가 다른 곳에 가 있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. 듣는 척과 실제로 듣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.
오늘은 들었는데도 남지 않는 이유와, 듣는 척을 실제 듣기로 바꾸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.
왜 들었는데 기억이 안 날까?
상대가 말하는 동안, 우리는 종종 다음에 할 대답을 머릿속으로 준비합니다. 귀로는 소리를 듣고 있어도 주의는 내 생각 쪽에 가 있는 상태입니다.
이렇게 주의가 나뉘면, 상대의 말은 흘러가고 내 머릿속 준비만 남습니다.
듣는 척에 그칠 때 흔히 나타나는 상태는 다음과 같습니다.
- 상대 말이 끝나기 전에 할 말을 떠올리고 있습니다
- 맞장구는 쳤는데 내용이 기억나지 않습니다
- 내 이야기로 화제를 돌릴 틈을 찾습니다
- 다 듣고도 무슨 말이었는지 되묻게 됩니다
이럴 때 필요한 것은 더 집중하려는 애씀이 아니라, 주의를 상대 쪽으로 돌려 두는 것일 수 있습니다.
사람들은 잘 듣는 법을 어떻게 익혔을까?
정신의학자 칼 로저스의 '적극적 경청'
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상대의 말을 판단하거나 대답을 준비하지 않고,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 듣는 태도를 강조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.
그는 들은 내용을 자기 말로 되짚어 확인하는 방식이 상대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았습니다.
말을 멈추게 하는 침묵이 아니라, 주의를 온전히 상대에게 두는 적극적인 행동으로서의 듣기였습니다.
잘 듣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말수가 적은 것이 아니라, 대답보다 이해를 먼저 둔다는 데 있습니다.
전문가와 과학은 어떻게 설명할까?
주의가 나뉘면 남지 않는다
심리학에서는 주의가 나뉜 상태에서 들어온 정보는 깊이 처리되지 않아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고 봅니다. 대답을 준비하며 듣는 것은 결국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셈이라, 상대의 말이 얕게 스쳐 지나가기 쉽습니다.
되짚기가 이해를 바꾼다
들은 내용을 자기 말로 다시 정리해 보면, 흘려들었을 때보다 이해가 또렷해질 수 있습니다. "왜 안 들렸을까"라는 질문은, "주의를 상대에게 두고 있었는가"라는 질문으로 바꿔 볼 수 있습니다. 되짚어 확인하는 짧은 한마디가 대화의 깊이를 바꾸는 이유입니다.
한국 생활 환경에서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방법
✔ 방법 1. 대답을 잠시 미뤄 두기
할 말이 떠올라도 바로 준비하지 않고, 상대의 말이 끝날 때까지 따라갑니다.
대답은 다 듣고 나서 해도 늦지 않습니다. 미루는 것만으로 주의가 상대에게 모입니다.
✔ 방법 2. 한 문장으로 되짚기
"그러니까 ~라는 말씀이죠?"처럼 들은 내용을 짧게 되짚어 확인합니다.
되짚는 순간 흩어졌던 주의가 돌아오고, 상대도 이해받았다고 느끼기 쉬워집니다.
✔ 방법 3. 화면을 잠시 내려놓기
대화 중 휴대폰을 보면 주의가 반으로 갈립니다. 짧은 대화라도 화면을 내려놓고 상대를 봅니다.
시선을 두는 것만으로 듣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.
핀룩허브 하루 10분 듣기 루틴
2분
오늘 나눌 대화 하나를 떠올리고 화면 내려놓기 정하기
3분
상대 말이 끝날 때까지 대답을 미루고 따라가기
3분
들은 내용을 한 문장으로 되짚어 확인하기
2분
대화 뒤 기억에 남은 상대의 말 한 가지 적어 두기
듣기는 말을 참는 침묵이 아니라, 주의를 온전히 상대에게 두는 짧은 행동에 가깝습니다.
이런 사람에게 추천합니다.
- 들었는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사람
- 대화 중 대답할 말부터 떠올리는 사람
- 대화가 늘 겉도는 느낌이 드는 사람
- 상대에게 더 잘 집중하고 싶은 사람
자주 묻는 질문(FAQ)
Q. 대답을 미루면 대화가 끊기지 않을까요?
A. 잠깐의 사이가 생길 수 있지만, 대체로 어색하지 않습니다. 오히려 충분히 듣고 답하는 편이 대화를 더 깊게 이어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.
Q. 되짚어 말하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을까요?
A. 매번 할 필요는 없습니다. 중요한 이야기일 때 한 번 짧게 되짚는 것만으로도 상대는 이해받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. 자연스러운 말투로 하면 어색함이 줄어듭니다.
Q. 원래 잘 못 듣는 성격인데 바뀔 수 있을까요?
A. 듣기는 성격보다 습관에 가까운 면이 있습니다. 대답을 미루고 되짚는 작은 행동을 반복하면, 듣는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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